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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내버스 파업] 대화 거부 진주시..무너진 '소통행정'

 

"먼저 파업풀면" 진주시 연일 대화 거부..중재도 안 받아들여
노조 비방에만 몰두..굳게 닫힌 시청사가 '불통행정' 상징

진주지역 시내버스 업체인 삼성교통의 파업이 한달을 넘겨 장기화되고 있다. 삼성교통 노조와 진주시가 대화없이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진주시가 별다른 대책없이 대화마저 외면하면서 사회적 합의 요구마저 내팽개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조규일 진주시장이 내세웠던 소통과 공감시정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먼저 파업풀면" 진주시 연일 대화 거부…무너진 '소통행정'

진주삼성교통 노조와 공공운수노조가 진주시의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경남CBS 이상현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은 취임 초기 인수위원회를 대신해 시민소통위원회를 꾸릴 정도로 소통과 공감 시정을 최우선 시정 과제로 내세웠다.

불통과 독선 이미지가 강했던 전임 이창희 시장과 달리 화합과 소통의 이미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 파업과정에서 보여준 진주시정은 실망스러울 정도라는 게 대부분의 평가다.

시민사회단체와 진주시의회에서 사회적 합의와 숙의를 통해 사태해결을 위해 거듭 협상테이블에 앉을 것을 요구했지만, 진주시는 이를 연거푸 거부해 왔다.

노조 측은 "파업 장기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한발 물러선 데 비해, 진주시는 "파업 풀어야 대화 가능"하다는 원칙만 내세웠다.

특히 진주시가 시민들과의 소통행정을 위해 구성한 시민소통위원회의 중재안 마저도 시는 받아들이 않았다. 사실상 시민소통위원회의 첫 중재안이 진주시의 거부로 무산된 셈이다.

이처럼 대화 노력 보다는 "조건없이 파업만 일단 풀라"고 노조를 압박하는 진주시에 대한 '불통행정'이라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진주혁신포럼 갈상돈 대표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은 온데 간데 없고, 조 시장의 대표 공약이었던 소통과 공감이 실종됐다. 시는 삼성교통 파업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주시가 투입한 대체버스에 내걸린 현수막.(사진=경남CBS 이상현 기자)
시민 소통과 공감을 위해 노력해온 조규일 시정이 무슨이유에선지 이번 시내버스 파업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다.

허정림 진주시의원은 "이번 사태에서 대화가 단절된 게 사실이며, 조규일 시장이 하나의 원칙만 요구하고 있고 소통이 전혀 되고 있다"며 "다른 부분에는 소통을 하시는데, 유독 삼성교통과는 소통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 시의원은 "소통과 공감은 지지하는 시민이나 단체 뿐만 아니라, 갈등관계에 있는 시민이나 단체와도 충분히 대화하고 타협을 이끌어내야만 의미가 있다"며 "이미 예견됐던 갈등도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대립 일변도로 가는 것은 지금 진주시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노조 비방에만 몰두…굳게 닫힌 시청사가 '불통행정' 상징

삼성교통 노조 파업을 비방하는 자원봉사단체 명의의 유인물(사진=삼성교통 노조 제공)
대화 노력 없이 대치만 계속되던 사이, 시는 노조와 불필요한 여론전만 벌여왔다.

진주시가 삼성교통 노조 파업 돌입 이후 가장 먼저한 것은 대체 버스에 노조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내건 것이다.

시는 '가장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 삼성교통 기사들이 적자를 핑계로 파업을 하고 있다'는 현수막을 대체버스에 내걸면서 노조의 반발을 샀다. 이어, '삼성교통 시내버스 정상운행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노조를 비방하는 유인물이 읍면동사무소 직원들까지 동원돼 살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민주노총은 이를 두고 "흡사 6년 전 홍준표 전 지사의 거짓 선동을 연상케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노조를 자극했다.

삼성교통 노조원들은 "진주시가 허위사실과 유언비어를 퍼트려 삼성교통 노동자들과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다"며 울분을 쏟았다.

여기에 맞서 노조도 진주시의 '악의적인 거짓 선전'을 규탄하고 나서면서 서로에게 등을 돌린 채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진주시는 또, 삼성교통이 총파업에 돌입한 다음날인 지난 달 22일부터 시청사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차단·봉쇄하고 방문객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삼성교통 노조원들이 시와 시의회에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하려 했지만 청사를 방호하는 경찰들에 막혀 끝내 서류를 전달하지 못하는가 하면, 노조원 가족들의 면담 요구도 공무원들을 동원해 묵살했다.

진주시가 삼성교통이 총파업에 돌입한 다음날인 지난 달 22일부터 시청사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차단·봉쇄하고 방문객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경남CBS 이상현 기자)
이처럼 문을 닫고 시 청사를 통제하는 것 자체가 '불통행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시민들도 있었다.

심지어, 진주시가 이번 파업사태와 관련한 언론과의 인터뷰나 토론회도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모든 대화 창구를 닫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류재수 진주시의원은 "전에는 조규일 시장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지만, 이번에 버스사태를 보면서 정말 실망이 크다. 먼저 다가가서 소통하고, 불러서 대화도 하고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노조 집행부와 대화 한번 한적 없다. 자원봉사단체 명의로 유인물을 16만장 만들어서 뿌리기도 하며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조 시장에게 "지금이라도 대화를 시작하면 길이 열리고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남CBS 이상현 기자] hiro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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